미륵디산 썸네일형 리스트형 1981-06-20 1981년 06월 20일 토요일 오늘은 토요일이라 4교시 까지만 하고 집에 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아침에 학교가면서부터 오후에 머하고 놀까를 궁리하였는데, 어차피 오후에 소미로 가야 되는데 미륵디산에 있는 금굴에 들어가보자고 하였다. 그래서 전부다 그러자고 하였고,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였다. 테레비 같은 데서 보면 꼭 나무로 횃불을 서너 개 만들어서 여러 사람이 나누어 들고 시커먼 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우리도 학교 갔다 오자 마자 횃불을 만들자고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비상상황에 쓸 밧줄도 필요하고 또 괴물을 만났을 때 싸워야 하니까 몽둥이나 낫도 가지고 가자고 하였다. 횃불이 꺼질 거를 대비해서 집에 있는 후라시도 몇 개 가지고 가기로 했다. 집에 오기가 무섭게 우리.. 더보기 1981-05-18 1981년 05월 18일 월요일 우리집에는 암소가 한 마리 있다. 이름은 딱히 없고, 다른 집 소들에 비해 덩치도 작고 볼품도 살집도 별로 없는데 성질은 고약한 나이 많은 소다. 뿔도 오른쪽은 앞을 향해 살짝 굽어 이쁘게 나왔는데 왼쪽은 빼또롬하게 나와서 꼭 지 성질머리를 닮은 것 같다. 나이로 치면 나보다 많을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이 놈은 우리집 보물 1호다. 엄마가 가장 아끼는 놈이다. 커다란 소 마구간은 자기 집이고, 여름이고 겨울이고 우리가 지 먹을 거리를 장만해서 줘야 하고 겨울에는 추부까바 소죽도 끓여주고 옷도 덮어주니 우리 집에서는 그야 말로 사람보다 더 호강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도 한다. 쟁기로 논을 갈고, 써래질도 하고 짐실은 구루마도 끌기는 하는데 요새는 경운기가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