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3월 18일 수요일
오늘은 약간 어수선한 날이었다. 사무실에 근무하던 현지 영불 통역원인 Farid가 그만 두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곳으로 오기 2달 전부터 한국인 통역 2인과 함께 사무실의 통역을 도와주던 이가 Farid였다. 그의 언어실력은 나름 훌륭하였으나 그의 근무태도는 낙제점을 받고 있었다. 더불어 그의 급여도 고급엔지니어보다 더 많은 수준이었다. 아침에 늦게 출근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고 퇴근시간 즈음에 일을 시키면 내일로 미루기 일쑤며 또 어떤 일은 자기가 할 일이 아니라며 거부하는 일까지 있었다. 그래서 결국 오늘까지 근무하게 하였다. 다행인 것은 현지에서 근로자를 그만두게 하는 일은 가장 어렵고 민감한 일 중에 하나인데 큰 소란 없이 우리의 결정을 받아들여 주어서 고마울 지경이었다. 또한 한국인 통역원이 충원된 상황이고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한국엔지니어가 거의 없어 큰 효용도 없기는 하다. 그래서 이번 달 오늘까지의 근무일수를 계산해서 급여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오전에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12월부터 현장에서 측량을 담당하는 하도급업체가 있는데 기성을 지급해달라고 대표자가 사무실을 방문했었다. 물론 그도 우리의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현재 우리의 자금사정을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우리도 자금이 없어 고전하고 있으며 발주처로부터 선급금을 받으면 지체없이 지급하겠다고 잘 달래어 보냈는데 선급금을 언제쯤 받을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모르겠다.
국세청에서 납세번호를 지급받기 위한 숙소계약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임시로 작은 아파트를 한 채 임대하자고 브로커 Mr. M이 제안했다. 특별하게 필요한 용도도 없고 자금사정도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아파트를 임대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현재 제일 급히 해결해야 할 납세번호를 저렇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민이 크다.
업무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 요리사가 내미는 저녁식사를 위해서 구입한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약 10,000디나르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일반 대졸초임 급여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자금상황이 어렵지 않았다 하더라도 고민할 만한 금액인데, 자금도 어려운 마당에 받아 들이기 어려웠다. 일단 내일부터 금액을 1/2이나 2/3수준으로 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은 혹시 상인들과 짜고 금액을 부풀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이곳에서 외국인을 대하는 현지인의 태도가 그렇다보니 이런 생각도 하게 된다. 내가 너무 부정적인 사고의 소유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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