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3월 06일 금요일
이곳에 온 이후 첫 주말이다.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오전 6시 전에 잠이 깨인다. 도착한 날에는 3시 30분에 시작해서 하루가 지날 때마다 잠을 깨는 시간이 30분씩 뒤로 물러서는 것 같다. 오늘도 주말 이지만 일찍 잠이 깨서 2층주방을 거쳐서 1층현관문을 열어보았다. 날은 밝았는데 골목은 참으로 조용하다. 세상에는 주말과 주중에 관한 제도가 여러 가지 인듯하다. 우리나라와 많은 대부분의 기독교영향을 받은 국가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주말로 삼는다. 너무나 당연한 시스템인 듯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곳 알제리는 금요일과 토요일을 주말로 삼는다.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는 몇 년 전까지 목요일과 금요일이 주말이었다고 한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였는데 현재는 알제리와 마찬가지로 금요일과 토요일이 주말이라고 한다. 반면 같은 무슬림을 배경으로 하는 모로코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토요일과 일요일을 주말로 삼고 있다. 종교적인 이유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치와 경제적인 이유가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종교도 중요하지만 다른 나라와의 교역을 해야만 경제적 성과를 거두어서 국민들이 생활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시스템이 너무 차이가 나면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목요일과 금요일이 주말인 나라와 토요일과 일요일이 주말인 나라 사이에 교역이 발생하면 일주일에 3일만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5일을 노동할 수 있는데 반해 2일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도 주말을 목, 금에서 금, 토로 옮기어 1일의 노동시간을 더 확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금요일과 토요일 중에서 금요일이 종교적으로 더욱 중요한 날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금요일은 웬만한 남성들은 모스크에 가는 날인데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노동을 금기시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금요일 오전에는 모스크를 다녀와서 오후 2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상점의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한다.
사무실에서 워낙 많은 문제들이 파악되었기 때문에 이번 주말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좀 찬찬히 고민을 해볼 예정이다. 그리고 숙소에 약 20여명의 한국인이 모여서 살고 있는데 공동의 규칙이 없다. 밥하기, 쓰레기처리, 공동물품구입, 차량의 사용, 인터넷사용, 숙소의 수리 등등 여러 가지 면에서 공동생활을 규정하는 규칙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 많은 인원이 생활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더하여 외부로의 외출도 자유롭지 못하다. 개인적인 외출은 금지사항이며 여러 명이 어울려서 낮 시간에 나갈 수 있다. 물론 밤에도 외출은 당연 금지사항이다. 집밖의 골목만 나가도 우리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빛에 약간의 적대감이 묻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우리를 중국인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중국인들에 대한 현지인들의 이미지가 상당히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외출 시에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은 불안한데 특히 여자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현지의 문화에 비추어 보면 여자들이 짧은 치마나 머리카락을 드러내 놓고 다니는 것은 도덕적으로 어긋나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일주일 동안 숙소주위에서 그런 여성들을 단 한 명도 본적이 없다. 그런데 시내 어디 즈음에 가면 그런 여성들이 간혹 출현하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가장 번화한 강남 어딘가의 거리에 비견되는 곳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중에 한 번은 그곳을 방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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