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다
시간
Monsieur LEE
2019. 9. 22. 19:01
누가 시간이 강물처럼 흐른다고 말하는가?
시간은 빗줄기처럼 내려와 대지에 쌓이는 것
내 이마에 주름으로,
뒤 딴 감나무에 나이테로,
바닷가 절벽에 층층이 쌓여있는 시간을 보라.
우리가 딛고 선 지구는
시간의 퇴적물이다.
시간은 빛의 속도로 내려와
빛 알갱이 보다 살포시 세상만물에 내려앉는다.
시간은 흐름이 아니다.
어제도 내 속에 있고,
오늘도 내 속에 있으며,
내일도 내 안에 머물게 되는 것
우리는 시간의 결과물이며,
우리가 시간 그 자체이다.
죽음이란 생명 위에 더 이상 시간이 쌓이지 않는 것이다.
시간 알갱이들의 흩어짐
이것이 바로 물질의 쇠락이며,
생명의 자연회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