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과 이재용

정경심과 이재용

2021-01-28

 

조국 전장관의 아내 정경심의 재판결과에 세상이 시끄럽다. 아이의 대학특별전형을 위하여 표창장을 위조하였다는 죄목으로 1심에서 4년간의 징역과 5억원의 벌금을 선고 받았다고 한다. 실상 그 표창장이 아이의 대학진학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검찰에서 제시한 증거들을 인용하여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4년과 5억원의 벌금형에 처해졌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정경심이 조국의 아내가 아니고 정치적 편견이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이 재판을 주관한 판사가 정치적 편견에 사로잡힌 인물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판단이다. 우리나라의 사법체계에서 4년간의 징역이란 도대체 어느 정도의 큰 범죄에 주어지는 형량인가? 인터넷에서 간단하게 찾아보면 사기 및 성폭행범, 소매치기 범죄단의 두목, 성착취물 판매 및 수 천억, 수 조원에 이르는 회계부정사건 등에 이르는 엄청난 범죄에 주어지는 형량임을 알 수 있다. 과연 정경심의 범죄가 위에 나열한 정도의 범죄와 비교하여 그 정도가 같다는 것인가? 이것은 고 노회찬 의원이 말씀하신 ‘만인에게 평등한 법이 아닌 만 명에게만 평등한 법’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것은 ‘만 명에게만 불평등한 법 적용’의 사례이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만 명이란 판사, 검사 또는 이에 준하는 압도적 권력을 가진 자에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자를 뜻한다. 판사와 검사가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사건에 임하느냐에 따라서 이처럼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정도의 크기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공권력이 개인의 자유를 구속함에 있어 판단자의 편견이 결과에 이토록 큰 영향과 차이를 만들어 내는 법체계는 공정하지 않다. 판결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여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학창시절에 이미 배웠지만, 현실에서 이를 주장하는 것은 세상을 잘 모르거나 사회의 물을 아직 덜 먹은 초짜들이나 하는 이야기로 치부되어 버린다. 최근에 코로나만큼이나 우리사회를 열에 들뜨게 만들었던 주제인 검찰개혁은 바로 이러한 바탕 위에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믿는다.

이 즈음에서 이재용에 관하여 생각해보자. 그는 현재 여러 가지 형태의 범죄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금번에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대가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에 대한 최종선고가 있었다. 확정된 뇌물의 제공금액이 8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2년6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 정도 금액의 뇌물이면 최소 5년의 징역형부터 시작된다고 하는데 그는 최소형량의 절반을 받은 것이다. 절반의 감형은 판사의 재량권의 범위에 있다고 한다. 우리 같은 평범한 일반인들은 법을 잘 모르고 이런 경우 큰 금액을 들여서 실력이 출중(?)한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그렇다면 최소 10년 또는 20년 이상의 징역형은 따놓은 당상일 것이다. 이러한 판결에 우리는 진정으로 그들의 판결에 승복할 수 있는가? 현대 3심제도의 판결시스템의 원형은 고대 이집트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수 천년 동안 이 제도는 고도로 정교하게 다듬어져서 현재 우리에게 까지 이어져왔다. 그러나 위에서 제기한 2가지의 예로 살펴본 우리의 사법제도는 상당한 모순에 직면한듯하다. 어떤 형태로든 바꿀 때가 된 것이다. 변화가 있어야 한다. 내가 보기에 판사의 재량권이 너무 큰 것이 문제이고 둘째는 법조항의 유격이 너무 크다. 예를 들면, ‘뇌물죄의 경우 형량이 5년부터 10년까지 이다.’ 라고 하고, 거기에 판사에 의한 특별예외조항을 또 덧붙여 둔 것이다. 하지만 기준을 더욱 세분화해서 경우에 따라서 형량을 5년, 6년, 10년 이런 식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법을 제정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법관출신들이 많고 그들의 시각에서 법의 조문을 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다고 생각된다. 판사의 재량권과 법조항의 큰 유격이 그들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그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을 잘 아는 사람이 국회에 진출하는 것에 나는 반대한다. 그들이 국회에 진출했을 때 국민들이 얻을 수 있는 실익보다 손실이 더 클 것으로 짐작한다. 물론 결정은 국민이 투표로 한다. 투표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부자는 법의 예외에 존재해도 된다는 인식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구한말 나라가 일제에 빼앗겼을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부자였다고 하는 우당 이회영 선생과 5형제들의 가족사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어려움에 처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모든 재산과 안락을 포기하고 일제에 저항하다가 결국 고문 끝에 감옥에서 옥사를 하거나, 한 차례의 끼니를 걱정하는 처지로 전락했다고 한다. 이 분들과 그들의 자손을 돌보지 못한 것은 국가와 사회의 큰 잘못이다. 하지만 이분들에 비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부자인 그는 그의 주위에 기생하고 있는 자들과 자신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일을 했고 또 그 잘못을 무마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벌여왔는가?

이번 기회에 그가 대오각성하여 출소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현재 우리사회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그가 우당 선생과 그의 가족들을 본받아 마음가짐을 곧게 하는 변화를 가질 수 있다면, 이는 우리사회와 사회구성원들과 우리의 자손들을 위하여 얼마나 다행한 일이 될 것인가?

상상만으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