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2
2015년 03월 12일 목요일
오늘은 점심 즈음 공항에 다녀왔다. 12시에 출발하여 1시가 되기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지난해 11월, 현장에 긴급 투입되었던 S부장이 현장 부적응으로 오늘 한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아무래도 해외프로젝트가 처음이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 듯하다. 미국이나 유럽 또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기반한 프로젝트였다면 문화적 차이가 적기 때문에 견디기가 훨씬 쉬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 11월 이곳에 도착 후, 숙소와 현장사무소외에는 외출이 없었으니 극도의 스트레스로 괴로워했음이 틀림없다. 그에 더하여 한국음식의 공급도 본인이 현장에 올 때 가지고 온 것이 다였을 것이고 평시에는 현지식으로 먹는 것인데 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참 고통스러운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에 더불어 알제리는 국민 대부분이 무슬림으로서 알코올음료의 구입이 굉장히 어렵다. 수 백만 명이 살고 있는 알제(Alger)시에 조그맣고 볼품없는 몇 군데의 알코올판매소가 있을 뿐이다. 맥주, 포도주, 위스키 등의 알코올음료가 있는데 무게가 있어 차를 가지고 사러 가야 되고 반드시 검은 봉지에 담아서 밖으로 보이지 않게 가지고 나와야 된다. 그것을 차에 실었을 때 어떤 운전원은 운전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상상 그 이상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몇 년간 외국생활의 경험으로 인해 이 모든 것들이 큰 어려움으로 다가 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하라사막 현장에서의 참으로 고통스러운 경험이 있었기에 이 정도면 알제리에서 가장 좋은 현장에 속한다고 했더니 다들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한 것은 더 큰 어려움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현재의 자신이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믿는 법이다. 나 역시 그럴 수 있다. 알제(Alger)공항 입구를 들어 갈 때부터 X선 검색대를 거치게 된다. 여기서부터 가지고 갈 가방을 카운터에 올리게 되는데 의심스러운 건 전부 꺼내서 검사를 하게 되고 제대로 된 설명을 못하는 경우에는 한 참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보통 귀국의 경우에 가지고 가는 가방이 커지고 가지고 갈 물품의 종류가 많아지다 보면 X선 검색대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이것저것 캐묻기에 내가 옆에서 번잡하지 않도록 설명을 해 준 후에야 통과되었다. 그리고 티켓을 발급받고 입국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사무실로 복귀하였다. 한국으로 복귀하는 사람을 배웅하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언젠가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